기생충을 해석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장면은 가정부 문광(이정은)이 북한 아나운서의 성대모사를 하는 장면입니다.
해당 장면에서 다소 뜬금없이 북한 아나운서 성대모사를 하기 때문에 이질적으로 느끼시는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그러나 뜬금없어 보이는 것조차 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말로 일부러 눈에 띄게 만들어 놓았단 것이죠. 우리는 이 장면으로 가정부 문광이 어떤 의미를 가진 캐릭터인지를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이 영화를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문광은 박사장을 모시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박사장 전에는 남궁현자를 모셨습니다. 오랫동안 이 저택에 머무르며 집주인을 위해 일해온 문광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국가을 위해 일하는 일꾼, 바로 공직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사장네 저택을 한국이라고 가정하면 남궁현자에서 박사장네로 주인이 바뀐 것은 독재체제에서 민주주의로 체제가 바뀐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하벙커의 존재가 잊혀진 것은 ‘안보의식’이 잊혀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안에서 문광은 국가를 위해 일하기도 하지만 뒤로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수구세력을 상징합니다. 이들은 어느순간 부패하여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잊혀지는 안보의식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북한 아나운서 성대모사’ 가 상징하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근세(박명훈)는 문광의 성대모사를 보고 ‘진짜 오랜만이다’ 라고 말합니다. 이 말로 문광이 예전에도 이런 성대모사를 했던 것을 알 수 있고 이는 수구세력들이 특정시기에 남북갈등을 조장하여 이익을 얻기 위해 위기감을 조성하는 것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들은 기택가족의 정체를 알아챘지만 부패한 자신의 정체가 같이 탄로났기 때문에 박사장에게 사실을 알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는 수구세력들이 한국 안에 녹아든 종북세력에 대한 정체를 파악하고 있지만 선뜻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약점을 쥐고 있는 상황을 상징하는 장면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장면에 대한 해석으로 저의 기생충에 대한 해석 방향은 모두 설명을 드린 것 같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대한민국의 상류층과 하류층을 다루면서 자본주의 안에서 이들의 공생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는 한국인만 100% 이해할 수 있다.’ 라고 말하였는데 단순히 대왕카스테라, 곱등이, 짜빠구리 등 한국적인 소재가 사용되어서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자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이 영화를 보아도 대한민국 안에서 수구세력과 종북세력이 나라를 잠식해가고 있는 상황을 읽어낼 수 없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한 것입니다. 기껏해야 외부인이 느끼는 것은 ‘빈부격차’이겠죠.
이러한 스탠스로 기생충의 등장인물과 모든장면을 해석해보겠습니다.
기택네 반지하집 = 북한
기택(송강호) = 북한의 전 지도자
충숙(장혜진) = 북한의 시민
기우(최우식) = 북한의 신 지도자
기정(박소담) = 북한의 젊은 층
박사장네 저택 = 한국
동익(이선균) = 자본주의와 자본주의를 추구하는 대한민국 국민
연교(조여정) = 높은 교육수준을 갖췄지만 사리분별이 어두운 대한민국 국민
다혜(정지소) = 종북세력에 빠져들며 향락만을 추구하는 젊은 층
다송(정현준) = 젊은 층의 보수세력에 대한 혐오감을 상징. 위험이 눈앞에 닥쳐있는 체감하지 못하며 행동하지 않음
박사장네 지하벙커 = 잊혀져 가는 안보의식
문광(이정은) = 국가를 위해 일하는 공직자(정치인).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부분
근세(박명훈) = 공직자(정치인)의 민낯, 재벌(박사장)에게 충성을 다하는 모습
산수경석 = 부귀영화, 미래
민혁(박서준) = 교육. 북한에게는 부귀영화라는 미래를 꿈꾸게하고 남한에서는 변질되어 젊은 층을 망침